[레드팍스] 어느 트레이더의 회상
▶ 회상1.....자유를 찾아서
대학졸업후 그나마 한가족의 울타리가 될수도 있을법한 그런데로 괜찮은 직장에 다니던 나는, 월급쟁이로써의 딜레머와 자유로운 삶에 대한 막연한 동경으로 심리적 갈등을 겪던중, 어떠한 일로인해서 과감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2002년 월드컵 분위기로 한참 들떠있던 그 시절에, 별다른 준비없이 (수익모델, 여유자금등) 주식전업으로 뛰어 들었다.
말이 주식전업이지, 백수와 주식투자자의 중간영역에서 이쪽도 저쪽도 소속되지 못한 아웃사이드의 나날이었고,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조금씩 조금씩 침몰되어 갔다.
물론 주식을 그때 첨 접한건 아니었다. 1999년 코스닥 광풍이 불어올때 처음으로 주식을 접했고, 운좋게도 광풍의 한복판에서 장미디어,싸이버텍등을 매매해서 꿈의 열배수익을 포함하여 꽤 많은 수익을 거운 상태였기 때문에 주식은 자신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당시는 그랬다. 무슨텍이나 영어로 사명을 사용하는 종목을 매수하기만 하면 상한가를 치던 시절이었다.
2000년 봄이 되기전까지 미친듯한 장세를 맛보았고, 또한번 행운이 따라 주었는지 봄바람이 불기전에 주식을 잠정 중단한 덕분에 서슬퍼런 하락장세를 피해갈수가 있었다.
그 공백기간에 주식과 관련한 공부를했고, 최세일씨의 기술적분석 책자나 최원철의 40만원, 그외 여러책자, 그리고 그당시 디올텍 사이트나 팍스넷 사이트를 드나 들면서 접했던 주식판 이야기들에 대한 귀동냥이 많았기에 자연스럽게 주식을 하게 된것이고, 범람하던 데이트레이딩 책자 덕분에 데이트레이더가 되게 되었다.
2002년 한해는 유난히 함께 움직이는 급등주들이 많은 해였다.
월드컵 시기에 주식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이 월드컵 분위기에 들떠있던 만큼, 지수는 별로 였으나 주식시장에서의 개별주 랠리는 한껏 달아 올랐고, 광덕물산,새한,새한미디어,일진,일진전기,쌍용,에이디칩스,그리고 전설의 갑을...등등 그당시는 매수해서 일정기간 버티기만 하면 수익이 나던 종목이었고 시절이었다.
그때의 매매법은 참 쉬웠다. 호가창을 보고 있다가 대량매수세가 유입되면 따라서 매수하고, 매도세가 나오면 함께매도하고....그렇게 해도 수익이 났었다. 하지만, 그 광풍은 오래가지 못했고 그들이 꺽이면서 내 계좌도 쪼그러들기 시작했다.
그러던중, 그해말 당시 코스닥의 황제주라고 칭해지던 모디아,에일인텍,에이디칩스등이 작전으로 걸리면서 하한가 행진을 거급하게 된다. 그 하한가 행진의 한복판에 내 계좌가 들어 있었다. 코스닥 가격제한폭이 12%일때 미수풀베팅의 깡통은 하한가 네방이면 족했다(지금은 3방이지요).
에이디칩스를 미수풀베팅으로 들고 있었고, 첫하한가때 너무 떨려서 차마 손절못했고, 둘째날 점하한가,셋째날 점하한가, 그때 첨으로 주식하면서 공포라는 감정을 적나라하게 느껴봤다.
수북하게 쌓인 하한가 잔량을 보면서, 어떻게 하지도 할수도 없는 그런 무력한 상황속에 나자신, 3일간의 시간이지만, 영원처럼 느껴지던 그런 시간이었다.
그리고 넷째날 -9%대에서 반대매매가 나갔다.
계좌에 남아있는 금액은 200여만원, 6000만원 가까이 있던 금액이 한순간에 200만원이 남은 것이다. 한순간에 전재산에 가까운 5800을 손실난 나의 매매는 뻔했다. 그 200이 깡통으로 가는데는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마지막날 계좌가 -30이었다. 도로 30을 증권사에 입금해야할 상황..참담했다.
첫 깡통이었다.
무슨 일이든 해서 돈을 벌어야 했다. 하지만, 슬그머니 제2금융권, 제3금융권의 유혹이 밀려왔다. 그당시는 그랬다. 돈 빌리기 어렵지 않았다. 무슨 **론 인가 하는데서 500만원을 빌렸다. 그리고 카드깡을 통해서 1500만원을 만들었고, 살던집을 담보로 3000만원을 만들었고, 그 5000만원으로 격동의 2003년 이라크전 이후 대세상승장을 맞게 되었다.
▶ 회상2.....고난의 시절
지루한 대세하락 흐름을 보였던 지수는 2003년 3월17일 저점 512.3p를 찍고 반등을 시작한다. 그 반등의 이면에는 이라크전 발발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전쟁이 일어 났는데, 왜 주식은 상승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해서 앙드레코스톨라니는 그의 저서 "돈,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서 페타꼼쁠리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그 현상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놨다.
페타꼼쁠리(확정사실) 이론은 전쟁이 일어 날거라는 소문이 들리면 주식은 폭락,하락을 하지만, 막상 전쟁이 발발하면 인플레이션이 일어 난다는 것을 사람들이 경험으로 알기 때문에, 현물보다는 부동산이나 주식등에 투자를 하게 되는데, 부동산은 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주식을 사게 되면서 지수가 상승한다는 이론이다. 실제 2차 대전이나 1차 이라크전 발발등, 현대사에서 그런 현상은 목격이 되고 있다.
요즘도 주식흐름에서 그런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를테면 실적발표가 예고된 종목이 있다고 봤을때, 다들 실적이 좋기 때문에 실적예고를 한다고 생각하고 주식을 사게되고, 그리고 주가는 올라가지만, 막상 실적이 발표되면 재료노출 운운하면서 주식을 팔게되고, 그러면서 주가는 하락을 하게 된다. 물론 실적이 기대치 이상으로 좋고, 앞으로도 더 좋아질거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면 차익실현 물량을 소화하고 추가상승 하는경우도 없지 않으나....
아무튼 그렇게 2003년도 장세는 512에서 800포인트를 돌파하는 상승장이 만들어 졌고, 그와 더불어 내 계좌도 어느정도 풍성한 시절을 맞게 된다. 그러나 장세가 좋아서 수익난것을 가지고 내 실력이라고 오판한데서 또 한번의 불행은 시작되었고 2004년 4월 대통령 탄핵을 맞아서 지수는 939포인트에서 700포인트 언저리까지 200포인트 급락을 했고, 그와 더불어 내 계좌는 9000정도에서 1700으로 줄어들게 된다. 그걸로 매매해서는 대출금에 대한 이자내기도 빠듯한 상황...진작에 부채를 갚았다면 하는 후회가 밀려 왔으나,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결국 작은 돈으로 짧은시간 크게 벌수 있는 길을 택하게 된다. 결국 거기가 수렁이었다.
선물.옵션 시장.....
그해, 정치적으로도 격동기 였고, 주식시장도 단기 급락에 따른 비관이 팽배하던 시절이었다. 720p부근까지 급락한 주가는 그해 6월물 만기를 며칠 남겨두고 v자 급반등이 나왔고, 6.8일(화) 직전 고점대에서 단음봉이 만들어 지면서 추가상승을 예고하는 모습을 보였다. 밑꼬리도 살짝 달리면서......
남은 이틀동안 콜로 충분하게 승부를 볼만한 여건이 조성되었다고 생각했다. 그 다음날(수요일) 과감하게 네이키드로 콜 110에 몰빵을 하고 짧은 여행을 갔다왔다. 이틀뒤 코스피200은 100.58로 마감되었다.
꽝이었다......
전업1년간의 결과가 원금 다 잃고 오히려 부채만 -5000 이 되었다. 이제 선택을 해야 했다.
to be, or not to be.....that is...????
고민의 시간은 그렇게 오래 가지 않았다. 성격이 좋게 말하면 낙천적, 나쁘게 말하면 될데로 되라는 씩이라서 그런지 며칠고민 끝에 "살기"를 선택하게 되었다.
돈이 필요했고, 왜 실패했는지 치열한 분석이 필요했다.
왜 실패했는가? 공부가 부족했는가? 아니다. 종목들 이름만 대면 왠만한 종목들의 per이나 pbr, 돈버는 회사인지 돈 까먹는 회사인지 대충은 안다. 챠트를 몰랐나? 그것도 아니다. 엘리어트 파동이론부터 일목균형까지 왠만한 보조지표, 캔들 거래량 분석...무슨 무슨 분석들...책 몇권 쓸자신도 있었다.
답이 나오지 않았다. 사람복은 있는건지 운좋게도 주식의 시세를 보면서 생활비 정도는 벌수 있는 일자리를 갖게 되었다. 직접 매매는 돈이 없어서 못하는 시절... 특히 가장 힘들었을때가 살림살이 곳곳에 빨간딱지가 붙던날, 딸아이가 아끼던 피아노에 압류딱지가 붙을때는 정말이지 죽고 싶었다. 그러나 살아서 보란듯이 주식이를 이겨보고 싶었다. 글자그대로 와신상담의 시절이었고, 고난의 시절이었다.
그해말은 바이오주들의 열풍이 광풍으로 불었다. 산성피앤씨로 시작된 광풍은 바이오자만 들어가도 급등을 했고, 사업목적에 줄기세포나 바이오만 보여도 급등을 했다. 과거 건설주 열풍때 건설주가 다 간다고 건설화학이 따라가던 형국과 같았다. 그러나 나는 처절하게 모니터만 쳐다봤을뿐 철저하게 소외되어 있었다.
2005년초...
푼돈을 아끼고 아껴서 300을 만들었다. 두번에 걸친 깡통을 맛본후이기 때문에 매매는 조심스러웠다. 정확하게 두달뒤 300으로 1000을 만들었다. 하지만, 1000고지를 정복한 그 다음날 오성엘에스티 유상증자 공시가 뜨던날(그때까지 유상증자 공시가 호재인줄 알고 있었다) 증거금 30%짜리 미수풀로 질렀다. 밀릴때 손절하고, 흥분해서 또 지르고....그렇게 하다보니 당일 손실이 350만원이었다.
원금 300은 벌써 잊어 버리고, 어제까지 잔고였던 1000만원이 아물거렸다. 그이후 며칠간의 매매는 마치 뭐에 홀린듯한 매매로 일관했다. 들어가면 미수풀 베팅....사이버증권사 기준으로 미수풀베팅의 수수료 손절로만 원금 0.87%가 날아간다. 하루 열번이면 원금 8.7%이다. 그런 매매를 며칠 했으니 결과는 뻔했다.
1000만원이 200만원이 될때쯤 정신을 차릴수가 있었다. 그해 2005년은 그 200으로 하루 5만원도 벌고, 10만원도 벌고, 때론 10~20만원 잃기도 하면서 제자리 걸음으로 보냈다. 그러나 지수는 1000p를 돌파하고 어느덧 1400을 향해 가면서 그해는 저물어 갔다.
2006년...
가장 치열하게 공부하던 해였다. 그전에 하던것이 이론위주 였다면, 이때부터는 실전에서의 움직임을 통한 학습이었다. 1200~1400p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던 한해....내 계좌는 여전히 그대로 였다. 그때 2000p를 돌파하는 대세의 흐름을 미리 알았더라도 별 뾰족한 수가 없었던 한해였다. 종잣돈이 없었으니....
2007년초...
해도해도 끝이 보이지 않았다. 주식으로 수익내는 정형화된 방법은 없단 말인가? ....그렇게 고민속으로 침몰되어 가는 나에게 보란듯이 지수는 대세상승을 거듭했다. 몇년치의 일감이 쌓여 있다는 조선주들을 비롯해서 화학주...안오르는 주식이 없었다. 아니 있었다. 소위 잡주들.....per10 이하의 왠만한 종목들은 다 움직였다. 오로지 수익못내는 업체들...그들만이 철저하게 소외되는 장세였다.
98~99년도의 상승장세, 그리고 911직후의 장세, 2003~2005년까지의 장세랑은 완전히 다른 흐름이 나왔다. 그러나 나는 철저하게 소외감을 맛봤다. 비단 나 뿐만이 아니었으리라.....
매매에 대한 좌절감이 쌓여만 가고 있을 즈음....2007년 4월, 우연한 기회에 지방도시에 사는 어떤분과의 만남이 극적으로 이루어 졌다. 트레이더로써의 전환점을 만든 계기가 되는 그런 만남이었다.
▶ 회상 3.....어느 고수와의 만남
2007년...
1년에 걸친 박스권 장세를 뒤로하고 년초 소폭 조정을 보이던 지수는 4월부터 본격적인 랠리에 접어들게 된다. 중장기로 보유하는 분들에게는 엘도라도의 시기였고, 나처럼 손가락만 빨던 사람들에게는 절망을 넘어 패닉의 시기 였으리라.
매매방법, 매매원칙에 대한 고민과 좌절이 깊어가던 그시절....우연히 어느고수와 연결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꾸준하게 수익이 날수 있는지, 그리고 그 수익을 낼수 있는 비법이 뭔지 알아야만 했다. 그때까지 나의 주식단계는 겨우 잃지 않는법은 알았는 단계였고, 불행히도 버는법은 몰랐다.
며칠 꾸준하게 수익 내다가 한방에 다 토해내는.....그런 자신이 미웠고, 주식을 업으로 택한것에 대한 회의가 극도로 밀려오던....그 처절하다 못해 참담하기까지한 심정은 2~3년이상 주식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을 할것이다.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는 주식은 진정 하늘의 무지게 였단 말인가?......
4월 어느날....
잔잔하게 비가 내리고 있었고, 나는 어느 지방도지의 한적한 역사에 내렸다. 반갑게 맞아주는 두사람....승용차 뒷자리에서 보이는 도회지와 시골의 복합적인 풍경....도착한 곳은, 작은 도시의 귀퉁이에 위치하고 있는 전원주택풍의 집이었다. 돌아서서 보면 도회지 였고, 다시 돌아서면 전원의 풍경....
그렇게 나의 지방생활은 시작되었다.
첫날은 하루종일 선물호가창과 분챠트, 지수 분챠트, 증권주 호가창 6개랑 분챠트만 쳐다봤다. 둘째날부터 매매하는것을 관전할수 있었다. 아침 한시간, 장마감무렵 한시간만.....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가고, 일주일 동안 고수의 매매를 보고 느낀것은 여유로움 이었다.
그동안 매매를 위한 매매, 수익나면 더 수익내기 위해서, 손실나면 그것을 복구하기 위해서 무리한 베팅으로 일관하는 매매를 했으나, 거기서 일주일 지켜본것은 신비로움(?)이었다. 아니 평범함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이길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싸운다", "매복하고 있다가 적이 최대한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을때 방아쇠를 당긴다" "최대한 자신에게 유리한 구간에서만 싸운다" ....."적이 나타나도 가까이 오지 않으면 기다린다" 라는 것이 그분의 지론이었다. 장중 분위기는 긴장감이 흘러나는 무거운 분위기가 아니라 차라리 가볍다고 느껴질 만큼 여유있는 모습들 이었다.
5월....
매매를 재개했으나, 원하는 수익은 나지 않았다. 그것이 더욱 심리적으로 조급하게 만들었고...그럴수록 계좌는 마이너스 행진이었다.
5월중순이후 부터는 전일 분석을 끝마친후, 토의를 거친 종목으로만 매매를 하게되었고, 원칙들을 하나씩 정립해 나갔다. 어떠어떠한 상황에서만 매매, 그런 상황이 오지 않으면 매매하지 않는....기다림이 힘들었으나, 자연스럽게 기다리는 법을 익히게 되기까지 그리 오린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5월 20일이후부터 비로써 한단계 눈을 떠지는 것을 느꼈다. 뭔가 어슴프레하게 보이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결국 5월 한달은 마이너스를 프러스로 돌려놓는데 만족하는 달이었으나 그당시는 많이 불만족 스러웠다.
구체적인 매매기법을 배우고 싶었다. 아니 매매타이밍이라고 말해도 좋다. 왜 거기서 매수를 했고, 왜 매도를 손절을 했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그것을 직접 듣고 싶었다. 그때까지 그것에 대한 구체적인 말을 듣지 못할 때였다.
6월....
이달의 매매에 대한 원칙은 하나 였다. 시장의 중심에 있는 주도주 그룹중 대장주 하나만 연구하고 매매하라 였다. 외국인/기관 매매패턴, 재료, 호가창 흐름, 지수와의 연계성, 거래원별 매매패턴...등등을 토대로,,
결과적으로 6월은 승률 70%에 51.5%수익이 났다. 5월달 승률 50%에 2.95%수익난것이 비해서는 일취월장이라고 할수 있으나 문제점이 발생했다. 그것은 잘아는 한두종목이 약세를 보일때는 손실이 나더라는 것이다.
7월....
첫날 10.94%손실이 났다. 이곳에 온후 첫 폭탄이었다. 예전에 깡통찰때 만큼이나 비참한 감정을 느꼈다. 금액상으로는 얼마 되지 않은 손실이나, 다시금 매매가 암흑속으로 빠져 드는듯 했고, 자신감이 하루의 매매실패로 완전히 사라지는듯 했다. 그날밤 비로소 매매타이밍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곳에 화서 처음으로 듣는 형형화된 매매기법, 원칙이었다. 그당시 머리를 마치 망치로 맞은듯한 충격을 받았다. 너무 단순하기 때문에 간과해 오던 것들이었다. 그동안 그렇게 찾아 헤메던 무지게를 한순간 발견한 것이다. 이날 비로써 확철대오의 깨닳음을 얻게 되었다. 머리속에서 복잡하게 얽혀있던 실타레가 가지런하게 정리가 된것이다.
▶ 회상 마지막회.....불패의 매매비칙
주식한이래 처음으로 다른사람에게서 매매기법(원칙) 이란것을 배우게 되었다. 조금 복잡하다면 복잡한 내용이었다. 어떠한 경우에 매수하고 매도하고 손절하고, 종목선정은 어떤기준으로 하고, 그리고 간단하게 시황체크 하는 법이랑 호가창의 정형화된 몇가지 현상들....등등
실제 그 자체는 내가 그동안 머리속에 담아 두었던 잡다한 지식들의 일부분에 불과한 내용일수도 있었다. 하지만 머리속이 정리가 되었다. 모든것들을 다 알것만 같았다. 머리속이 환해지는 느낌.....
7.3일부터 배운 원칙대로 매매를하게 되었다. 그러나....
7/3일 4.88%수익, 7/4일 2.92%손실, 7/5일 5.35%수익, 7/6일 0.28%손실, 7/9일 1.88%수익, 7/10일 3.14%수익, 7/11일 7.26%수익..그리고 7/12일 -10.3%손실......
시세의 흐름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8거래일동안 3일손실, 5일수익....혼란이었다. 결국 이것도 아니란 말인가...
그날밤 깊은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이길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싸워라" " 이길수 있는 조건이 올때까지 무조건 기다려라"......"주식은 우리가 일상에서 밥먹고 화장실가고, 그러한 것과 같은 습관이다. 이기는 습관을 들인다면 지금과는 확연이 달라진 자신을 보게 될것이다".......
매매에 임하는 마인드, 그리고 원칙....주로 대화의 내용은 그런것이었고 핵심은 "습관"이었다.
7월13일~~그날부터 기회를 기다리는 연습을 했다. 아니 매매하지 않는 연습을 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최적의 구간을 찾아서 매매하고 하루 목표로 잡은 10만원이상 수익이 달성되면 그만두었다. 손절의 경우도 원칙을 정해둔 덕분에 별다른 감정 개입없이 끊을수가 있었다.
그렇게 열흘간에 걸친 연승행진이 이어지고, 어느날 불현듯 머리속을 쓰치면서 뭔가가 떠올랐다. 결국 그거 였다. 습관....이기는 습관과 지는 습관.....몇년동안 그렇게 찾아 헤메던 불패의 매매기법이 이미 오래전부터, 아니 처음부터 내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것을....
승률 100%의 매매방법은 결국 존재하고 있었다. 다만, 그것을 끄집어 내는 것은 자신들의 몫일 뿐이다.... 혹자들은 성격적으로 서두르거나 참을성이 없기 때문에 그 성격을 고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틀렸다. 자신이 고쳐질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얼마간에 시간동안 습관을 들이면 저절로 고쳐진다. 마찬가지로 손절 못한다고 걱정할 필요없다. 백짓장 한장의 인식차의에서 오는 오류이고 선입관일 뿐이다. 알면 손바닥 뒤집듯이 간단한 문제일 뿐이다.
7.13일부터 8월16일까지 한번도 지지않는 매매를 했다. 그것은 나의 부자마을에 있는 매매일지가 증명해 준다. (팍스넷 부자마을 주소 : http://blog.moneta.co.kr/blog.screen?wlog_blog=LLO01&blogId=ingtrader)
큰 금액으로 하루 몇백~몇천을 버는 프로들에 비해서는 초라한 결과일지도 모르나, 최소한 나자신에게 만큼은 금액을 떠나서 소중한 결과이고, 트레이더로써, 새로 태어남을 느낀다. 비록 아직까지 청산하지 못한 많은 부채들이 남아있고,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다시 만나야할 과정들이 필요하지만, 서두르지만 않는다면 그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낀다.
▶ 불패의 매매비칙
제가 배운 원칙들 입니다. 상당히 정형화된 방법이고, 배움을 주신분의 동의를 얻어서 여기에다 올립니다.
1. 챠트설정
-분봉의 주기를 18분으로 설정
-이평선은 5.20.60.100으로 설정(여기서 100이평은 일봉상 5일선과 비슷한 위치 입니다. 하루 캔들이 20개가 생기는 만큼 20선은 하루치 평균, 60선은 3일치 평균이 됩니다.)
-보조지표는 스토케스틱,macd,dmi,trix 중에서 3가지 설정--좀더 객관적인 매매포인트를 잡기 위해서 입니다.
2. 매수신호1
-18분챠트에서 기준선은 크게 20선과 60선이 되며, 이 두개의 이평이 역배열인가 정배열인가에 따라서 매매 포인트를 달리 해야함
20선과 60선이 정배열인 경우 : 일봉은 상승추세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경우는 일시적으로 20선이나 60선까지 조정을 받았을때 지지확인후 반등시점에서 매수
20선과 60선이 역배열인 경우 : 일봉이 조정이나 하락추세에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는 일봉상 반등시점을 노리는 매매법으로 우선 캔들이 20선을 돌파한후 20선에서 지지를 받으면서 20일선이 서서히 상승으로 전환하는 시점이 매수신호가 되며, 이때 매수하지 못한 경우는 추격매수하지 말고, 60선 돌파후 지지확인 매수기회를 노려야함
3. 매수신호2
--위에 설명한 것은 캔들과 이평에서의 매수 방법이며, 3번에서는 보조지표 스토케스틱,macd.dmi등을 참고해서 좀더 확률을 높이고자 하는 방법으로 이 3가지 보조지표중 2개이상이 매수신호가 나왔을때 매수하는 방법으로 위에 설명한 2번에서의 매수신호를 충족한 가운데, 보조지표 3개중 2개이상에서 매수신호가 나오면 매수
--18분챠트 매매에서 기준선은 항상 20선과 60선이 되며, 5선은 매도시점에만 참고하고 100선은 지지와 저항 역할을 함으로 이격이 많이 벌어져 있을때 참고할수 있으며, 단기매매 관점에서는 낙주나 돌파매매에 응용이 가능함.
--20선과 60선이 골든크로스가 발생하면서 캔들이 이평과의 이격을 100근사치에 접근햇을때가 가장 최적의 매매타이밍이 되며, 이탈시는 가차없이 손절로 대응
--20선과 60선이 데드크로스 발생시 매매를 하지 말아야 하며, 이때 캔들은 20선의 저항을 받으면서 하락기조를 유지할 것이나, 20선위로 캔들이 올라타고 지지를 받으면서 20선이 상승으로 돌아서는 순간이 온다면 이때가 매수시점임. 다시 20선을 이탈할때는 손절로 대응
--매수신호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것은 캔들과 이평선이며, 보조지표의 경우는 참고용으로 사용하되, 보조지표 3개중에서 2개이상이 매수신호 발생시만 매수
--매도는 매수와 전적으로 반대현상 발생시가 가장 유력한 매도신호이나, 시황,호가창등 여타 변수들을 포함시 확률은 훨씬 높아짐
--20.60.100선이 이격 100근가치로 수렴하는 흐름이 나오고, 캔들이 모든 이평위에 있으면서 이격이 많이 벌어져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최적의 매수포인트로, 강력한 상승흐름이 나올수 있는바, 손절은 수렴되어 있는 3개의 이평을 완전히 이탈하는 시점이 됩니다.
4. 호가창
기본적으로 매수호가의 물량이 매도호가에 있는 물량보다 작아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며, 이 부분은 수많은 변수들이 존재하는바 시장에서 경험을 통해서 익혀야 하는 방식이나, 기본적으로 알아둬야 할것은...매수호가 물량이 많으면서 왜 상승하지 못하는가? 매도호가 물량이 월등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왜 하락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점에서 출발해야 하며, 백마디 설명보다는 시장에 직접 체득하시기를 바랍니다.
5. 왜 18분챠트인가?
10분으로 하던, 30분으로 하던 상관은 없습니다. 다만, 18분으로 설정한 이유는 시장에 잘 맞고, 하루 캔들이 20개가 만들어 지기 때문에 30분챠트에서 12개 만들어 지는것 보다 안정감이 있기 때문입니다.(직접 지금 당장이라도 시뮬레이션 해보시면 아실 것입니다)
6. 시황
-순간적인 변동성을 이용해서 매매하는 스캘퍼가 아닌 이상은 매매를 하기전에 시황체크는 필수적 입니다. 시황체크의 방법은 아주 많습니다. 거시적으로 보는 방법과 미시적으로 체크를 하는방법등 수도없이 많으나, 개인들이 다 체크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며, 그런 부분은 제도권이나 비제도권 애널리스트들에게 맞겨두고, 개인들은 최대한 단순하고 확률높은 방법을 택해야 할것입니다.
-기술적으로 보는 방법은, 우선 지수의 일봉상 위치가 상승추세인지 하락추세를 멈추고 반등준비를 하는지..일봉상의 현재 모습을 체크한 다음, 위에 설명한 18분챠트에서 매수신호 상태인지 매도신호 상태인지만 체크 합니다. 매도신호 상태에서는 스캘핑 매매를 제외하고는 매매를 하지 않는편이 유리합니다. 18분챠트에서 매수신호가 나오는 경우에만 개별종목으로 들어가서 매매를 하면 됩니다.
-참고로, 단기 매매를 하더라도 선물이나 옵션 만기일 잔존일수에 따른 각 주체들의 매매동향이나, 해외증시의 여러가지 변수나 지표들을 참고할수만 있다면 승률이 더 높아질 것이나, 다 챙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챙겨야만 승률을 올릴수가 있고, 그런것들은 필히 체크를 하시기 바라며, 팍스넷 마켓리더 코너의 쥬라기님 시황글 매일 정독을 권유드리는 바입니다. 몇달 꾸준히 한두분 시황글을 정독하면 그분들의 시장뷰가 전의되는것을 느낄 겁니다.
7. 종목선정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도하고 있는 종목은 우선 피합니다.
-최소한 양대메이져 세력중 한곳 이상은 매수를 하고 있어야 하고, 최근 20일동안 한번이상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들 위주로만 매매를 하면 승률이 높습니다. (우량주 중장기 투자하는 분들은 스스로에게 맞는 방식을 택하면 될것입니다. 이를테면 최근 몇일동안 거래량 증가및 장대양봉 하나이상 나온 종목을 선정하되, 해당 장대양봉의 저점대를 이탈하지 않아야 한다는등의 원칙을 정하셔서..)
-최근 20일중 한번이상 상한가를 기록을 하되, 상한가일의 저점을 깨지 않은 종목중에서 선정을 하면 됩니다.(상한가를 기록했고, 상한가의 저점을 이탈하지 않았다는 것은 선도세력이 이탈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수 있으며, 상한가일 이후 거래량이 줄어드는 종목의 경우는 신뢰성이 훨씬더 높아 집니다)
-종목을 찾는 방법은 조건검색식을 이용하거나, 매일매일의 상한가 종목들을 기록하면서 관리한다면 종목선정은 한결 쉬워지고 빨라 질것입니다.
-가급적이면 코스닥의 소형주들과 소위 말하는 개별잡주라고 불리는 종목들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급등락이 심한 만큼 자칫 대응이 늦어질 경우 큰평가수익 상태에서 순식간에 손실로 전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니까요.
-또한 실적이 적자인 종목들도 피해야 하며, 펀더멘탈 측면에서라도 상승의 명분이 있는 종목들로만 압축을 하는 습관을 평소에 들이시기 바랍니다.
8. 매수한후 오버나잇 결정시 고려사항
- 장중에 참고해야할 해외변수로는 나스닥 선물, 중국 상해종합지수, 일본 니케이지수 정도가 될것입니다. 이들이 급락하고 있다면 오버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해당종목이 시간외 대량매도가 쌓이거나 시간외 단일가매매에서 약세를 보이는등의 변수들은 많고, 그런 변수에 따른 대응법은 시장을 통해서 익혀 나가야 할 부분입니다.
9. 왜 불패의 매매비칙이라고 하는가?
절대 패하지 안는 매매방법이라고 오해하는 분이 없었으면 합니다. 다만, 위에 설명한 원칙들을 그대로 지금 당장 시행하더라도 승률 70프로이상은 나올 것입니다. 또한 인간은 한가지 일을 지속적으로 했을때 6번째 감각(직감)이 발달하게 됩니다. 주식을 함에 있어서 매매기법이나 원칙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한가지 방법을 잠시 해보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다른 방법을 선택해서 하고...,이런씩으로 해서는 절대 성공하지 못합니다.
위에 설명한 방법되로 매매를 하게 된다면 처음에는 자신의 기존매매와 부딪히면서 몇가지 오류에 직면하게 될것입니다. 그러나 그오류들을 하나씩 수정,보완하다 보면 어느덧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스스로 익혀 질것이며, 그 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10. 어떠한 매매에 적용가능한 원칙인가?
중장기 매매에서 매수시점이나 매도시점을 잡는데 용의하고, 단기매매에 있어서는 원칙만 잘적용하면 데이트레이딩부터 스윙까지, 심지어 스캘핑매매에서 조차도 적용이 가능한 방법입니다.
선물.옵션에서 적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그것을 응용하면 스캘핑 매매에서부터 스윙매매까지 자유롭게 구사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의 말처럼 기법은 어떠한 형체로 존재하는 것이아니라 "사람" 자체가 기법 입니다. 똑같은 매매방법으로 매매를 하더라도 수익나는 사람, 손실나는 사람으로 갈릴수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매매시점에서의 공포와 탐욕 때문일 것입니다. 궁극에 가서는 그것(평상심 유지)이 마지막 숙제가 될것이며 그부분은 스스로 시장에서 체득을 해야만 할 부분 일것입니다.
11. 왜 공개를 하는가?
솔직히... 계좌 운영권 때문입니다. 주식을 업으로 택함에 따라서, 누구보다 고생 많이했고, 빨리 안정적인 삶의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 우선은 목표입니다. 운이 닫아서 계좌 운영권이 생긴다면 3개월간의 운영기간중 적어도 50%의 수익은 달성할 자신이 있으며, 이것은 결국 저의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을 만들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계좌손실등으로 인한 심리적 좌절감으로 고뇌하고 계신분들의 심정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위에 글들을 통해서 한분이라도 눈을 뜨게 되다면 그것이야 말로 서로간에 윈윈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12. 공개를 함에 따라서 파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닌가? 시장에 노출됨에 따라서 기법이 무용지물이 되는것은 아닌가?
절대 그럴일 없습니다. 혹자들은 그런 우려 때문에 매매일지를 공개하면서 종목까지 가리는 것을 봤으나, 그것은 오판입니다. 주식은 심리게임이고, 심리부분에 대한 안정없이는 어떤 기법도 무용지물 입니다. 또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었다면, 그사람은 이미 기법으로 부터 자유로운 사람입니다. 결국 위에 설명된 방법되로 원칙으르 지켜나간다면 그 원칙을 기본바탕으로 해서 파생된 새로운 무엇인가를 얻게 될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여러분의 무기가 될것입니다.
13. 아래글 차분하게 정독을 권유드립니다
수십년간 수행 정진을 해 오던 어느 스님이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문득 담벼락 옆에 핀 복숭아꽃을 보고는 홀연히 깨우침을 얻었다. 너무도 기쁜 나머지 그 자리에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는 오도송을 읊었다.
그 소식은 인근의 절간으로 퍼졌다. 한 스님이 "아하, 그렇구나" 하며, 복숭아꽃을 화두로 삼아 정진을 시작했다. 그리고 절간 도처에다 복숭아꽃을 온통 심었다. 얼마뒤 복숭아꽃은 온 사방에 흐드러지게 피었고, 스님은 하루종일 복숭아 꽃만 쳐다보며 오로지 밤이나 낮이나 복숭아꽃만 생각했다.
그러길 십수년, 그 스님은 깨우침은 커녕 복숭아꽃으로부터 아무것도 얻질 못했다.
정성과 노력이 부족했거니 생각하며, 이전보다 더 광적으로 복숭아꽃에 매달렸다. 복숭아꽃으로 밥도 비벼먹었고 반찬까지 해 먹었고 떡도 해 먹었다. 복숭아꽃으로 베게도 만들어 반드시 그것을 베고서야 잠을 청했다. 복숭아꽃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 보았다.
그러나 별무 소용이었다.
어느덧 그 스님은 임종을 맞을 나이가 되었고, 죽기 전 이런 말을 남겼다.
"복숭아꽃을 보고 깨우쳤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시장에서 큰 돈을 벌어 성공한 어느 투자자가 사람들의 간청에 못이겨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며 투자설명회에 나왔다.
그는 설명회에서 수줍은 목소리로 자신은 RSI 하나만으로 매매를 한다고 했다.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지 않고 오직 RSI 하나만 보고 오직 그것 하나만으로 매매를 해서 돈을 번다고 했다.
그 순간부터 RSI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어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RSI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하기 시작했고 RSI에 관한 책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그 책들은 순식간에 주식관련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누구는 RSI 로고가 새겨진 옷만 입고 다니고 또 누구는 RSI 무늬가 새겨진 넥타이만 매고 매매를 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RSI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어디에도 나타나질 않았다.
조주선사는 부처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뜰 앞의 잣나무"라고 했다. 뜰 앞에 소나무가 있었으면 뜰 앞의 소나무라고 했을 것이고 뜰 앞에 아무 것도 없었으면 아마 뜰앞의 돌멩이라고 했을 것이다. 잣나무에만 집착하고 매달리면 한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
조건과 상황이 결부되어졌을 때, 비로소 하나의 방편을 통해 결과가 이루어진다.
수십년간의 고행, 피를 말리고 살을 에이는 수행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무심히 길을 가고 있었다. 그날따라 오월의 따스한 햇살이 무척이나 정겹고 보드랍다. 그러다 문득 담벼락을 보니 아,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것이 아닌가...... 만약 그것이 복숭아꽃이 아니라 살구꽃이었다면 그는 분명 살구꽃을 보고 깨우침을 얻었을 것이고 만약 그것이 패랭이꽃이었다면 그는 패랭이꽃을 보고 분명 대오(大悟)를 해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을 것이다.
복숭아꽃은 단지 하나의 방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었을 뿐이다.
시장과 더불어 살아온 오랜 세월, 그 뼈와 살을 묻어온 치열한 순간 순간들, 밤을 밝혀가며 사유와 고민을 했던 순간 순간들, 그것들이 하나하나 침전되고 퇴적되어가던 어느 날, 그의 책상에는 마침 RSI에 관한 책자가 놓여져 있었고, 그는 문득 RSI라는 방편을 통해 시장의 본질, 가격의 원리에 대한 깨달음을 홀연히 얻었다.
만약 그날 책상에 MACD에 관한 책자가 놓여 있었다면 그는 MACD로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고, 이평이 죽죽 그어진 챠트가 놓여 있었다면 이평으로, 스토캐스틱이 춤추고 있었다면 그는 스토캐스틱으로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다. 호가창을 무심코 바라보던 중이었다면 그는 호가창 속에서 섬광같은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고 이후 호가창 하나만으로도 시장을 능히 읽고 능히 매매를 하게 되었을 것이다.
그가 살아온 치열한 세월, 그것의 무게, 그날의 상황 그런 것들은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그날 그의 책상에 우연히 놓여 있었던 RSI라는 하나의 방편에만 집착하고 매달려서는, 달은 저기 휘영청 떠있는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눈터지게 바라봐서는 아무 것도 얻을 것이 없다.
설악산에 오르다 보면 절묘한 기암괴석들이 눈 앞에 시시각각 펼쳐진다. 계곡에는 절묘하게 패어진 바위 틈을 따라 옥류가 흐르고 숲은 마치 수채화처럼 주위에 펼쳐져 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 앞의 풍광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그 어떤 석공, 어떤 목수가 달려들어도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고 빚어낼 수 없는 자연의 저 신묘한 형상들, 그것을 지어낸 비결 혹은 비법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시간, 바람과 물과 나무와 돌의 시간, 그것뿐이다.
어딘가에 자신이 찾고자 하는 비법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아마 시간의 두께와 깊이일 것이다.